[숭실대학신문 1997년 11월 24일] 강의노트를 넘어서

자원봉사의 위력

김 진 오 (기계공학과) 교수

이번 학기에 신규 임용되어 맞이한 첫 수업은 늦여름의 무더위 속에 시작 되었다. 창문을 열면 외부 소음으로 인해 수업 분위기가 산만해지기에 찜통에 준 하는 강의실에서 더위를 감수하느라 땀을 꽤 흘렸다. 처음 보는 학생들이 혹시라 도 나를 나이든 편입생이나 복학생으로 대할지도 모른다는 자기방어 심리 때문에 수업 없는 시간에도 줄곧 넥타이를 매고 지내느라, 남들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렸 다.

이렇게 시작된 97년도 2학기에 강의노트 준비 못지 않게 중요한 현안은 개교 100주년에 즈음하여 유치해 놓은 대한기계학회 학술대회를 무사히 개최하도 록 준비하는 일이었다. 발표장과 전시실 및 휴게실 등으로 21개의 강의실을 이틀 간 사용하기 위해서는 교내의 여러 학과 학생들과 교수들의 양해를 강요해야 한 다는 점에서 기계공학과 교수들의 고민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이 행사의 개 최가 전국의 기계공학 분야 종사자들에게 숭실대학교를 홍보하는 데에 엄청난 효 과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지라도, 교내의 타 학과 수업에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이 행사 준비위원들의 마음을 편치 못하게 했다.

11월 7-8일 이틀간 총 7백여 명이 참석한 전국 규모의 이 학술행사는 인 문관의 강의실과 한경직기념관에서 무사히 치러졌고 막을 내렸다. 행사 진행에 관한 외부 인사들의 평가를 종합해 보면, 무사히 치른 정도가 아니라 대성공이었 다. 행사 준비의 치밀함과 안내를 맡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친절에 칭찬을 거듭 받았다.

개회식과 총회 및 리셉션 장소로 사용된 기념관의 웅장함이 행사 참석자 들의 경탄을 자아낸 하드웨어적 요소의 하나라면, 이 행사를 훌륭하게 결실 맺기 까지 기여한 소프트웨어적 요소들이 많이 있다. 총장님을 비롯하여 각 부처의 적 극적인 후원과 배려, 강의실 이동을 흔쾌히 허락하신 여러 교수님들과 학생들, 교 내 식당에서 불편없이 식사할 수 있도록 신속한 배식을 제공하신 분들 … 그 중 에서도 가장 큰 공로자는 자원하여 봉사한 80여명의 학생들이다.

이들은 행사 전야에 모여 전시실과 휴게실의 테이블 설치 작업을 하고, 밤 10시 이후에나 비는 강의실을 발표장 형태로 바꾸고 여러 가지 안내문을 부착하 는 작업을 하느라 자정이 넘어서야 귀가하였다. 행사 당일에는 아침 7시반에 집 합하여 준비작업을 함으로써 행사가 차질없이 치러지게 하였고, 이틀동안 교내 곳곳에서 외부 인사들에게 친절한 안내로 좋은 인상을 주었다.

이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활약의 원동력은 스스로 자원하여 참여한 '자 원봉사'임을 3일간의 활동을 통해서 경험하였고, 강의실에서 배울 수 없는 산 공 부를 하였다. '진리와 봉사'를 행동으로 보여준 이 자원봉사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을 포근하고 쾌청한 날씨로 실 증해 보이신 주 하나님께 행사 성공의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