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종합기술원 사보 1996년 12월호] 북 소프트

오류로 배우는 과학사

<나는 생각한다 고로 실수한다>

김 진 오 수석 (수퍼컴응용실)

1989년 미국 유타대학교에서 두 전기화학자가 상온 핵융합의 실험에 성공 했다고 발표하여 전세계 과학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적이 있다. 그러나 불과 1 년만에 그 실험은 오류였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대중매체와 과학계의 허풍과 혼 란을 보여주는 예인데, 이러한 사건은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 NRC(National Research Council)은 최근 전자파에 관한 5백여 연구 결과를 검토한 후,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는 모두 과장 됐거나 잘못된 것이라고 판정했다. 전자파가 암이나 불임 등을 유발한다는 어떤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앞으로 많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타고라스에서 빅뱅까지 오류의 과학사'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 "나는 생각한다 고로 실수한다"는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이러한 오류들을 주제별로 분 류하여 정리하고 있다. 천체 구조의 모델에 수정을 거듭해 온 과정에서 천문학자 들의 처신과 특히 갈릴레오에 얽힌 에피소드들은 위인전에서는 알 수 없었던 과 학자들의 뒷모습을 보게 해준다.

오류의 과학 중에는 연금술과 같은 실패작이 있는가 하면 아메리카 대륙 의 발견이라는 성공작(?)도 있다. 다윈의 진화론은 생명현상을 설명하는 탁월한 모델로 생물학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증명이 불가능하다. 언젠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기계가 발명되면 그 모델이 맞는지 틀리는지 판정될 것이 다.

저자는 이 책을 펴낸 이유가 과학자적 오류들을 수집하거나 훈계하기 위 해서가 아니라 그것들로부터 능동적이고 활력을 주는 원동력을 끌어내기 위함이 라고 밝힌다. 오류의 발견은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에도 계속되는 과학사적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혁명적 발견에 방어하는 메커니즘이 건재해야 한다. 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모두 한 배를 타는 공동 운명체가 되는 것은 오류가 있을 때 이를 지적하거나 비판할 그룹이 없게 되므로 위험하다. 국내의 경우 대형 국책 연구과제에 특정분야 학자들이 대부분 참여하는 현 상황은 그러한 우려를 갖게 할 수 있다.

(장-피에르 랑탱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