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음진동공학회지 2005년 6월호]

진동 활용 제품 소개

김 진 오
(숭실대학교 기계공학과)

 

        역학적 진동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 기계 진동이라 할 때 억제해야 할 대상으로 흔히 생각하는 것은 부정적인 면으로서, 수송기계, 운반기계, 공작기계 등의 기계류와 세탁기, 에어컨, 하드디스크드라이버 등의 전기제품들이 이에 속한다. 반면에 진동을 활용하는 것은 긍정적인 면으로서, 휴대전화 진동이나 초음파 액추에이터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진동을 활용하는 신제품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지만, 진동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연구자들 중에는 이를 간과하거나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주로 일간신문에 게재된 기사를 토대로 하여 진동 활용 제품을 몇 가지 소개한다.


(1) 일상생활용품

        진동을 활용하는 전기면도기는 이미 오랜 전부터 상용화 되어 있는데, 수동면도기에 진동 기능을 장착한 제품이 출현하였다. 2월 23일과 4월 15일에 매일경제신문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얼굴 피부를 진동시켜 수염을 세워줌으로써 단 한 번의 손질로 깔끔한 면도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림 1) 이 제품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미세진동’ 기능이다. 손잡이에 모터, 스위치와 초소형 배터리가 장착되어, 전원을 켜는 순간 미세진동이 발생한다. 미세진동 기술은 여러 방향으로 자라난 수염을 자극하여 피부로부터 일으켜 세우고, 단 한 번의 면도만으로 더욱 밀착되고 깔끔한 면도가 가능하게 한다.

        병원에서 물리치료에 사용하는 진동 매트가 가정용 제품으로 보급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원리의 가정용 안마기 신제품들이 등장하였다. 작년 9월 3일에 매일경제신문에 보도된 안마의자와 손 안마기가 이들이다. (그림 2) 안마의자는 상.하반신으로 구분하여 자동과 수동으로 안마를 하며, 어깨와 등의 위치와 좌우 폭을 조절하며 부위의 특성에 맞게 효과적으로 안마를 해준다. 주무름 동작은 30초~2분 주기로 폭을 조절할 수 있고, 수동안마를 선택할 시 원하는 부위와 원하는 간격으로 두드리거나 주물러 줌으로써 손으로 하는 안마에 버금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손 안마기는 원적외선과 음이온 방출효과가 있는 4개의 온구가 열뜸 효과와 강력한 진동기능으로 근육통을 완화시키는 제품이다.


(2) 정보통신용품

        휴대전화의 진동은 사용자에게 수신 신호를 알려주는 것으로 일반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기능이 되어 있는데, 휴대전화로 게임을 할 때 진동세기를 조절해 게임의 묘미를 더해주는 장치가 개발되었다. 작년 8월 24일에 매일경제신문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음악적 입체 진동 패턴까지 구현할 수 있는 휴대전화용 진동모터가 개발됐다고 한다. 반도체 칩을 소형 모터 내부에 장착해 브러시가 없는 제품으로 진동의 강약 조절이 가능해서, 휴대전화 사용자가 버튼 하나로 자유롭게 진동 세기 조절을 할 수 있다.  게임에 적용하면 이용자가 더 생생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가령 낚시 게임에서 물고기 크기에 따른 ‘손맛’차이와 카레이싱 게임의 경우 자동차 충돌시 충격 차이를 각기 다른 진동 세기로 느낄 수 있게 된다.

        컴퓨터 마우스에도 진동을 적용한 제품이 소개되어 있다. (그림 3) 작년 10월 11일에 한국경제신문에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마우스에 오디오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PC에 탑재된 사운드카드에서 발생하는 음향신호를 진동과 소리로 바꿔준다고 한다. 스피커는 없지만 전용 마우스패드나 테이블 등에 밀착했을 때 마치 우퍼가 달린 것처럼 저음과 진동을 발생시킨다. 편심 모터 방식이 아니라 스피커 코일 방식의 진동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섬세하고 미묘한 진동을 표현할 수 있는데, 20 Hz에서 900 Hz 영역대의 소리를 전부 진동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는 PC로 게임을 즐길 때 특히 유용하다.


(3) 산업용품

        작년 12월 15일 조선일보에 포르쉐 음향 담당 루돌프 헤르만 박사를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다. (그림 4) 독일 슈투트가르트 바이사크 음향연구소에 근무하는 그는 소비자들이 포르쉐의 내․외부 소리를 듣고 고급 이미지와 연게할 수 있도록 차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를 디자인하고 있다 한다. 가령 엔진 컨트롤 박스 안에 미리 입력된 데이터를 이용해 공기의 온도와 엔진 회전속도에 따라 엔진 소리를 조절해주는 공명기(resonator)가 들어 있어 포르쉐만의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배기관 소리 뿐만 아니라, 깜빡이, 차 문을 여단는 소리, 스위치 켜는 소리, 글럽 컴파트먼트 여닫는 소리 등 세세한 부분까지도 포르쉐만의 독특한 소리가 나오도록 조절한다고 한다.

        구미에 있는 LCD 공장이 지난 해 말 쓰나미 때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한다. 3월 7일에 매일경제신문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자동 지진관측시스템으로 진동이 감지돼 생산라인이 일시적으로 정지됐다고 한다. 이때 진동은 기계적으로만 감지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생산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설정해둔 위험수위를 넘어섬에 따라 자동으로 경보가 울려 라인이 잠시 멈췄다고 한다. 우리나라 주변에서도 지진의 가능성이 염려되는 상황에서, 지진감지 장치가 부가된 보일러가 출현하였다. 3월 30일 조선일보에 소개된 것으로서, 지진이나 인근 지역에서 공사로 인해 심한 진동이 발생하면 보일러 가동이 중단되도록 하여 폭발이나 화재 같은 2차 피해를 막도록 고안되었다고 한다.

        진동을 이용한 유전 탐사기술이 개발되어 수출되고 있다. 5월 2일에 한국경제신문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국내 대학 벤처기업이 ‘3차원 지하구조 영상화 기술’을 상용화해 미국 석유탐사 자료처리업체에 수출키로 하였다 한다. 이 기술의 원리는 지층구조에 따라 진동파의 전달속도가 다른 점을 이용해 지층에 다이너마이트 폭발 등 강한 진동을 가한 뒤 진동파 속도를 측정, 데이터 처리를 통해 지하구조를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초음파 진단을 통해 태아를 관찰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한다.


        여기에 소개된 제품은 실제 사례 중 극히 일부분이다. 현재에도 다양한 진동 응용 제품이 나와 있고, 아이디어에 의해 앞으로도 신제품이 계속 출현하리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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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목록]


그림 1 미세 진동하는 수동면도기


그림 2 진동을 이용한 안마용 제품들; (a) 안마 의자, (b) 손 안마기


그림 3 진동 마우스


그림 4 공명기를 이용하는 차량 음향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