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노아의 후예들

김 진 오

성경을 읽으면서 으레 건너뛰던 부분들이 있었다. "xx는 xx세에 xx를 낳 고 xx세를 향유하고 죽었더라 …"가 반복되는 창세기 5장과, 노아의 자손들이 나 열되어 있는 창세기 10장 및 11장, 그리고 "… 낳고 … 낳고"가 반복되는 마태복 음 1장이다. 무의미한 듯이 여겨지던 이 혈통을 표1과 같이 연결시켜놓고 나니, 그 기록의 일관성에 감탄하게 되었다. 그것은 아담에서 시작하여 노아를 거쳐 예 수까지에 이르는 족보인 것이다. 그러한 사실을 깨닫고 부터는 이 부분들을 오히 려 더 주의깊게 읽게 되었다.

한편, 한반도의 우리민족은 이 족보 상의 어느 갈래에 해당하는지 궁금해 졌다. 4천3백여년 전 단군을 시조로 하여 고조선이 개국하였다는 한국 고대사는 구약 성경의 창세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하게 생각되었다. 그러던 차에 읽 은 김성일 권사의 네권짜리 장편소설 "홍수 이수"가 이러한 궁금증에 명쾌한 대 답을 해주었다. 홍수 이후에 살아남은 노아와 세 아들 셈, 함, 야벳의 후손들이 아라랏산에서 내려와 지상에 퍼져나가는 과정이 소설의 형식을 빌어 자세히 묘사 되어 있다.

셈 가문의 아르박삿의 후손이 야곱(이스라엘)을 거쳐 예수에 이르는 혈통 을 이어갔고, 엘람과 앗수르의 후손이 우랄산맥을 넘어 시베리아를 지나 동쪽으로 이동하여 아시아에 이르렀다. 함의 후손이 아프리카로 이동해갔고, 야벳의 후손 이 유럽으로 이동해갔다. 노아의 후손들이 지상에 퍼져나간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사례들 중의 하나로 중국의 한자가 있다. 기원전 24세기경, 즉 바벨탑 사건 직후 에 형성된 한자에는 여호와 하나님의 천지창조와 노아 시대의 대홍수와 관련된 글자들이 많다. 예를 들어, 선(船)자는 노아의 방주(舟)에 여덟(八) 사람(口)이 탄 것을 나타낸다. 또다른 사례는 미 대륙 원주민의 유적에서 발견된 것으로서 홍수 의 전개과정을 4단 그림으로 나타낸 벽화가 있다.

작자 김성일 권사는 소설 말미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기술하여 놓았다. 첫째, 민족의 이동 경로와 시베리아 전역에 산재한 언어학적 증거에서 알 수 있듯 이 우리 민족은 백두산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다. 둘째, 여호와 하나님을 믿음은 유일신을 섬기는 셈 계의 신앙에서 연원한 것으로 서양 종교가 아니다. 우리의 조상들도 셈 계의 유일신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셋째, 무속이나 원시종교로부터 고등종교가 발전되었다는 이론은 역사학자들이 범하고 있는 오류들 중의 하나이 다. 사람은 처음부터 올바른 신앙을 가지고 있었으나 타락하면서 범신론과 다신 교 또는 무속으로 퇴화되었다.

노아 시대의 홍수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것은 인간 수명의 단축이다. 창세기에 나타난 인물들의 수명을 그래프로 그리면 그림1과 같다. 아담에서부터 노아까지는 거의 일정하게 약9백세 정도의 수명을 가졌다 (하나님과 동행한 에녹 은 예외). 그런데 노아 이후의 인물들은 수명이 점차 줄어들어 현재의 인간 수명 에 접근해 감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를 육식의 시작 때문으로 보기도 하고, 궁창 위의 물이 홍수 때 비로 다 내려와 지구의 환경을 외계의 해로운 광선으로부터 보호하는 층이 하나 없어졌기 때문으로 보기도 한다. 어쨌든 노아의 홍수 사건을 경계로 인간의 수명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확실하다.

하나님과 동행하였던 의인이요 당세에 완전한 자였던 노아의 후예들이 차 츰 타락하여 지금은 여호와를 잊어버린 사람들이 많다. 다시는 모든 생물을 홍수 로 멸하지 아니할 것이라고 약속하셨지만, 징벌의 방법은 얼마든지 남아 있다. 여호와에 반역한 함의 자손 가나안 백성들은 애굽을 탈출하여 가나안 땅을 정복 해가던 히브리 백성들에 의해 무참하게 학살당하는 징벌을 당했다. 하나님의 아 들로 오신 예수님이 심판의 재림을 하시기로 되어 있다. 유대 민족은 예수님을 탄생시키도록 선택받은 민족이었으나, 구세주로 오신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고 2 천년이 지난 지금도 선택된 민족이란 보장은 없다. 민족 대이동 후 잊혀진 여호 와 신앙을 최근 백년동안에 회복하여 세계 복음화에 쓰임받고 있는 한민족에게 하나님의 기대가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이시간에도 한국 땅에서, 미국 땅에서, 그리고 세계의 곳곳에서 땅끝까지 이르러 증인되고자 자신을 희생하며 한 조상이 가졌던 신앙을 회복시키기 위해 애쓰는 많은 사람들에게 머리 숙인다.

표 1. 창세기와 마태복음1장에 나타난 인물들의 계통.

그림 1. 창세기에 나타난 인물들의 수명 변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