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고 선한목자상동교회 회보 1993] 생수

기적과 과학

김 진 오

첨단 과학 문명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성경에 나타난 기적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성경 속의 기적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법칙들로 는 설명이 불가능하게 보인다.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항아리에 채운 물이 포도주 로 변한 기적은 화학적 변화라고 말할 수 있지만 현재의 화학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수천 명의 배를 불리고도 열두 바구니 에 차게 남은 기적은 질량보존의 법칙에 맞지 않는다. 문둥병자의 몸이 깨끗하여 지고, 중풍병자가 낫고, 죽은 자가 살아나며, 소경의 눈이 밝아진 기적들과 예수님 의 부활은 발달된 현대 의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이다. 과학적으로 설명 할 수 없기에 기적이라고 일컬어지겠지만, 인간의 지식으로 설명할 수 없고 인간 의 능력으로 행해질 수 없는 성경의 기적들 …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기적들이 전능하신 하나님의 무한한 능력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이해하지만, 과학을 신봉 하는 많은 현대인들 중의 비기독교인들에게 이 사실을 설득력있게 전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므로, 기적과 과학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단순한 호기 심의 범주를 넘어서 효율적으로 전도를 하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라고 본다.

성경에 나타나있는 기적들과 과학법칙들 간에는 과연 어떠한 관계가 있을 까? 서로 통할 수 없는 대립적 관계인가? 이에 대한 한가지 대답을 The Galileo Connection Resolving Conflicts Between Science and the Bible (C. E. Hummel, IVP, 1986)이라는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과학의 본질 을 상기시킴으로써 이 둘간의 갈등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즉, 과학이란 이미 존 재하고 있는 현상들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하여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한 방법 이다. 많은 현상들에 대해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법칙들을 발견하여 과학법 칙으로 이름 붙여왔고, 이 법칙에 들어맞는 현상들을 '과학적'이라고 부르게 되었 다. 또한 이러한 법칙들을 이끌어내면서 전제했던 가정들이 적합하다면 미래에 발생할 현상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법칙들로 규명할 수 없는 현 상들도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 저자의 설명이다. 현상이 먼저 존재하고 후에 과학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의 과학이 완벽하지 않기에 지금도 수많은 과학자들이 미지의 세계를 규명하고자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과학이 완벽하지 않음에도 불 구하고 과학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을 흔히 비과학적이라고 단정하곤 한 다. 하지만 소위 '비과학적'일지라도 존재하는 현상이 있을 수 있다. 현대 물리 학의 골격을 세운 뉴튼 시대의 사람들은 훗날 아인시타인이 발견한 상대성원리를 알지 못하였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도 훗날 어떤 과학자들에 의해서 규명되어질지 모른다. 비과학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들 중에 는 '초과학적'인 것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성경에 나타난 기적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무엇보다도 태초에 하나 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주일간에 걸쳐 창조된 우주만물에 대해 과학자들 특히 천문학자들과 생물학자들은 성경과 다른 이론을 제시하곤 한 다. 대표적인 사례가 창조론과 진화론의 갈등으로 표현되는 끝없는 논쟁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두 이론의 관계를 낙태 찬반론의 관계처럼 서로 융화될 수 없 는 흑백논리로 간주해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창조론과 진화론이 다 맞는 이론이 라고 보고 이 둘을 결합하여 하나로 묶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우주만물이 하나님에 의해서 창조된 후 차츰 진화해간다고 가정해보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가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현상들이 몇 가지 있다. 창조된 우주가 지 금 현재에도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 창조된 생물체들 중에 공룡이나 시조새처럼 고대에 멸종하였거나 천연두 병원균처럼 최근에 멸종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에이 즈 바이러스처럼 창조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다가 그 후에 생겨난 것도 있다. 전 능하신 하나님이지만 태초부터 완벽하게 창조하시기에는 어려웠는지도 모른다. 우주의 무수한 별들을 넷째날 단 하루에 만드신 하나님임에도 지구상의 식물, 동 물, 사람을 만드는 데에 사흘을 필요로 하셨다. 더구나, 창조 직후에는 보시기에 좋았던 피조물들이 후에 차츰 변하여 하나님이 그것들을 지었음을 한탄하시고 홍 수로 쓸어 멸하시게 까지 되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토론은 자칫 기독교의 타부를 건드려 신성모독으로 치 부되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 갈릴레오 시대에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 고 주장하면 이단으로 간주되며 심지어는 신성모독이라 하여 목숨까지도 내놓아 야 했다. 한정된 과학지식으로 모든 현상을 다 설명할 수 없듯이 현재의 신학 교 리나 지식으로 설명 안된 성경적 사실이 있을지도 모른다. 기적과 과학 간의 대 립적 관계가 해소된다면 과학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대의 비기독교인들에게 좀 더 설득력있게 전도하여 많은 영혼을 구원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가 다른 종 교들과는 비교될 수 없는 절대 우위에 있다고 무수히 외치는 것보다는 창조론과 진화론의 갈등을 해결하여 기독교 교육을 미국 초중고 교과과정에 복귀시키는 것 이, 이백여년전 종교의 자유를 찬아 목숨을 걸고 신대륙으로 이주해온 청교도들의 후예들이 오늘날 겪고 있는 정신적 방황과 가치관의 타락으로부터 선도하는 지름 길이 되리라 생각한다. 곰이 굴속에서 마늘 먹고 사람으로 변하여 하늘님의 아들 과 결혼하여 낳은 아들이 고조선을 건국한 단군이라는 이야기는 원숭이가 진화하 여 사람으로 되었다는 설보다 비논리적이고 그야말로 '비과학적'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국사 교과과정에서 건국설화로 가르쳐지고 있다. 구약성경에서 소외되고 있는 한민족을 포함하는 이방인들에 대하여 그 시조에 관한 명쾌한 설명이 가능 하여 단군설화보다 창세기가 한민족의 자존심에 더 부합된다면, 남한 내에서만도 70%나 되는 타종교 또는 비종교인들을 하나님의 품안으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 다.

성경에 나타난 여러 기적들에서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한다. 하나님의 명 령에 인간이 순종하여 행동으로 옮겼을 때 기적이 나타난 것이다. 모세의 인솔하 에 애굽을 떠난 이스라엘 자손들을 하나님은 가까운 육지 길로 인도하지 아니하 시고 광야 길로 돌려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시며 홍해를 향해 나아가게 하셨을 때에 이에 순종하며 따라갔기에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거쳐 애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여호수아의 인솔로 여리고까지 간 이스라엘 자손들은 성을 함 락하기 위하여 성 주위를 엿새동안 매일 한번씩 돌고 제칠 일에는 일곱 번 돌라 는 하나님의 명령에 의문 없이 순종하였기에 견고한 여리고성이 무너져내리는 기 적을 볼 수 있었다. 가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항아리에 물을 채 우고 떠서 연회장에 갖다 주었기에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기적이 이루어졌다. 소 경이 침과 진흙이 발라진 눈을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실로암에 가서 씻었기에 앞 을 보게 되었다. 주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간구하면서 우리는 기도 응답으로 내리 시는 명령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행동으로 옮기지 못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불순 종하여 하나님의 기적의 역사를 가로막는 일은 없는가? (끝)